[연기홍 칼럼] 심각한 '카지노 슬롯 쏠림'이 던지는 화두는?

고도성장 멈추고 취업난 가중에 카지노 슬롯 블랙홀 현상 더욱 심화 예상 문송(文悚)넘어 공송(工悚) 우려 한국 산업 메커니즘 리빌딩’시급

2023-02-16     연기홍 논설위원
▲일러스트= 슬롯 사이트 드림 이은진 기자

[ 슬롯 사이트 드림=연기홍 논설위원] 의대 선호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올해 국내 최상위권 대학인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정시 모집에 합격하고도 포기한 사람이 1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3개대 정시 전체 모집 정원의 25%가 넘는 비율이다. 반도체, 컴퓨터 공학과 등 공대에서도 비교적 경쟁률이 높은 인기 학과의 합격생들조차도 입학을 포기하고 모조리 '의대로, 의대로' 몰려가고 있다.

이 같은 인재 편중 현상은 국가 사회적으로 당연히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가적 자원 낭비의 전형으로 매우 우려스럽다.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4차산업혁명 열풍이 국가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우수 인재들의 카지노 슬롯 편식 현상은 출산율 저하만큼이나 한국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갉아먹을 게 틀림없다.

이 같은 소위 머리좋은 학생들의 카지노 슬롯 쏠림은 90년대 말 IMF 사태이후 본격화되어 해가 갈수록 심해져 이제는 카지노 슬롯가 모든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까지 비유되고 있다. 이렇게 가다간 문송(문과라 죄송합니다)를 넘어서 공송(공대라 죄송합니다)란 말까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70~80년대에도 여전히 의대 인기가 높았지만 문과대, 공대 선호도 상당했다. 오히려 최상위권은 문과생들이 더 많았다. 당시는 한국 사회가 산업화의 고속 성장을 이루는 시기와 맞물린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졸업하자마자 대기업들이 모셔갈 만큼 취업도 용이했고 연봉이나 사회적 대우나 평판도 좋아 굳이 의대를 고집하지 않았다. 그때 산업계로 흡수된 이공대의 우수 인력들이 지금의 삼성·현대 등 세계적 대기업들을 만들어 냈으며 오늘날 세계 10위내의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힘이 됐다.

 이런 현상에 변화가 생긴 1차 원인은 IMF 사태이다. 기업들의 줄도산과 명예퇴직이 러시를 이루면서 기업은 직업과 부의 안정을 더 이상 보장해주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상대적으로 직업과 경제적 안정 및 사회 평판에서 우월한 의대 선호 현상이 시작됐다.

둘째는, 한국 산업 메커니즘과 기업이 성숙기에 접어 고도 성장은 멈추고 정체시기에 들어가면서 이어진 취업난이다. 한국 자본주의가 정체되는 이른바 선진국들이 먼저 경험했던 `동맥경화증’이 발생한 것. 성장이 멈춘 기업들은 더 이상 신규 인력이 필요치 않게 되면서 대졸자들의 취업도 갈수록 어려워지게 됐다.

취업난과 함께 인력시장은 신규보다 경력직을 더 선호 채용하고 신규는 문과보다 이공계 출신자들을 선호하자 `문송 이과 쏠림이, 나아가 이제는 카지노 슬롯 편식으로 양상이 변해가고 있는 지금이다.

의대 블랙홀은 결국 진로 선택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인재 배분의 쏠림으로 미래산업을 키울 인재수급 불균형을 커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 고도의 첨단기술이 날아다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하는데 우수한 머리의 인재들이 다 의대에만 가면 소위 말해 ‘소는 누가 키울 건가’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발전을 이끌 인력풀이 국가적으로 마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을 지난 60년간 이끌어온 산업 및 사회 구조는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한국 자본주의 메커니즘은 수명을 다했음과 동시에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환기가 도래했다는 뜻이다.

국가적 리빌딩, 재건축의 대전환이 필요한 지금이다. 오랫동안 과다 사용으로 탈이난 병든 몸의치료를 위해 서둘러 수술대에 올라서야 할 시기이다.

산업 단계의 고도화, 즉 경쟁력을 잃어가는 업종은 잘라내고 일본과 견줄 정도의 고정밀, 첨단소재 등의 첨단 고급기술 인력으로의 등급 상향으로 바꿔야 한다. 이렇기 위해서는 고급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제도 혁신이 선행되어야 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노동인력의 재교육 등이 뒤따라야 한다. 이 모든 것의 과정은 후진적인 독단과 빨리빨리의 졸속이 아니라 이해집단간의 충분한 소통과 사회적 합의의 토대위해  '빠른 듯 빠르지 않게, 느린듯 느리지 않게’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지혜롭고 능수능란한 선장의 자질을 갖춘 리더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지금이다. `자고 일어나 보니 선진국이다’란 말이 있다. 현대사에서 그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자랑스러운 선진국 신화를 이룬 한국을 향한 찬사의 말이다.

그러나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세상은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나 원래가 녹록하지 않다.

어쩌다 보니 선진국이 자칫 '자고 일어나 보니 후진국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을 들을 수 도 있다. 원래 올라가는 것은 어려워도 추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우리 사회의 여기저기서 이런 징후의 경종을 예고할 불량한 싹들이 보이고 있다. 이류국가에서 천신만고끝에 일류국가로 도약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초일류국가는 커녕 다시 이, 삼류국가로 퇴보할 수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대조적으로, 일본은 서서히 잠에서 깨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슬롯 사이트 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더욱 정신차려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연기홍 논설위원

- 연피알커뮤니케이션 대표

- 前 매경닷컴 부동산센터장

- 前 매일경제 중소기업부 차장

- 前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 前 매일경제 사회부 기자

- 고려대 영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