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슬롯 매니아 투자자 '계약취소 소송' 항소…"대신證 주장만 반영" 불복
8월 29일 항소장 제출…1심 판결 '보름 만' 사기 또는 착오 주장했으나 3년 만에 기각 항소심 장기 조짐…"기존+신규 증거 보강"
지난달 중순 '계약취소 소송'의 1심 결과를 받아든 이른바 '슬롯 매니아사태' 투자자들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라임 투자자들은 1심에서 펀드 계약 자체가 사기, 착오로 이뤄졌기 때문에 취소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일부 투자자들에게만 배상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에서 투자자들은 1심에서의 주장을 유지하는 한편 재판부가 지적한 증거를 보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짐작된다. 1심 재판 결과가 3년여 만에 나온터라 항소심의 결과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 1심 판결 보름 만에 항소…"계약 취소, 이득 반환"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 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 법무법인을 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8월 14일 1심 판결이 나온지 보름 만에 항소를 제기했다.
라임사태는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사건 중 하나다. 2019년 터졌던 이 사건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 중이던 173개 펀드의 환매가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사태의 피해자만 4035명(개인 기준)이었으며 피해액만 무려 1조7000억원에 달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자산의 부실을 숨긴 상태에서 펀드를 조성했고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이를 그대로 판매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금융위원회는 판매사들이 해당 펀드를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신한금융투자(現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에게 업무정지, 과태료 등을 처분했다. 특히 이 펀드를 대거 팔았던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아예 폐쇄됐다.
또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었던 A씨는 2021년 사기적 부정거래 및 부당권유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 벌금 2억원을 확정받았다.
다른 직원들도 면직조치, 벌금형 등을 받았다. 대신증권도 A씨의 영업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 감독을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바 있다.
라임 투자자들은 대신증권이 라임 판매 과정에서 펀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사기 또는 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 원상복구'와 함께 대신증권이 라임펀드를 통해 얻은 이득은 부당하기 때문에 이를 반환해야 한다는게 기본 주장이다.
◇ "TRS 위험성 등 설명無" 주장…1심은 "인정 안돼"
< 슬롯 사이트 드림>이 입수한 1심 판결문에도 이러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투자자들은 대신증권 직원들이 펀드에 대한 수익률, 위험성에 대해 잘못된 설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각 펀드 레버리지를 통한 TRS(총수익스왑) 거래를 활용했기 때문에 투자손실의 위험성이 높았지만 직원들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TRS란 자산운용사가 실제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자산을 매입한 증권사에게 담보금, 수수료를 내며 수익을 얻는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다만,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운용사는 손실을 입기도 하며 증권사에게 담보금을 내지 못하면 증권사가 자산을 강제로 처분할수도 있어 위험성이 크다.
이러한 구조는 슬롯 매니아사태 피해가 확산된 배경이기도 했다.
3년 만에 판결이 난 1심에서는 라임 투자자들의 이러한 주장이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을 하며 먼저 금융투자상품 투자는 기본적으로 자기 책임 원칙이 있다는 '자본시장법'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거나 손실의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투자제안서에 작성돼 있다는 것도 주목했다.
이 제안서만 보더라도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또 지점장 A씨와 직원 B씨가 처분을 받은 '사기적 부정거래 및 부당권유로 인한 자본시장법위반죄'를 두고도 재판부는 이것이 투자자 오해 유발과 연관성이 없다며 민·형사상 '기망'과 구분된다고 해석했다.
◇ 착오→계약취소도 기각…투자자 1인 손해배상만 인정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착오'에 대해서도 1심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1심은 투자자 C씨와 관련해서는 직원 B씨가 펀드 가입 권유를 할 때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 판단엔 증인으로 출석한 B씨가 펀드 과정을 설명할 때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한 게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재판부는 대신증권이 C씨에게 회수 투자금을 제외한 2억6725만2496원과, 손해발생일 기준 이자를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계약취소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라임 투자자들은 항소심에서 원심에서의 주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판결문이 지적한 증거들을 보강해 변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라임 투자자들은 1심 판결문이 대신증권 측 주장만을 반영했다며 항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반포지점장 A씨와 직원 B씨가 받은 형사판결에 대한 내용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투자자 D씨는 이같이 밝히며 "항소심에선 사기·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 등 기존 주장 이외에 추가로 강조할 내용도 포함시킬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 방식은 변호사들과 상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현재 라임사태와 관련한 크고 작은 소송에 직면해 있다.
슬롯 매니아 투자자들이 제기한 또 다른 소송이 진행 중이고, 올해 1월엔 소액주주들이 대신증권의 이어룡 회장, 양홍석 부회장, 나재철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 공판일은 오는 19일 오전으로 정해졌다.
대신증권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