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요구 묵살하고 KDDX 수의 계약 강행하는 오키 도키 슬롯

‘군기법 위반 기업’에 KDDX 수의계약? ‘공정·투명성’ 논란 재점화 국감서 ‘방산 기밀 탈취 기업 수의계약 혜택’ 관련 오키 도키 슬롯 질타 예상 기술자문위 “수의계약 방식 타당” 의견에 안규백 “다시 검토” 지시

2025-09-14     김인수 기자
▲HD현내중공업의 KDDX 조감도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방식을 수의계약으로 강행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사기밀보호법(군기법) 위반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서 방사청에 상생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나, 이를 묵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방산 기밀 탈취 기업 수의계약 혜택’ 관련, 방사청에 대한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18일 방위사업기획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를 수의계약으로 한다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 안건이 분과위를 통과하게 된다면 방사청은 오는 30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방식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방사청의 KDDX의 선정방식 수의계약 추진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KDDX 협력방안 요구를 무시하고 진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국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회가 방사청의 KDDX 수의계약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방사청의 KDDX 선정방식 수의계약이 불공정 논란에 휩싸인 가장 결정적 이유는 군기법을 위반한 기업에 수의계약이라는 방식으로 특혜를 준다는 것이다.

방산업계와 언론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과 관련해 직원들의 군사기밀 탈취로 인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 이와 별도로 유죄판결을 받은 추가 기밀탈취 사건도 있다. 하지만 오키 도키 슬롯은 해당 사건에 대해 벌점 부과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묵과하는 것은 물론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까지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13년~2014년 사이 해군본부에서 불법 촬영을 통해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한 바 있다. 당시 불법으로 취득한 군사기밀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 설계 1차 검토 자료 ▲장보고-Ⅲ 개념설계 중간 추진 현황 ▲장보고-Ⅲ 사업 추진 기본 전략 수정안 ▲장보고-Ⅰ 성능개량 선행연구 최종보고서 등 국가기밀 3급 자료다.

이로 인해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 가운데 8명의 유죄가 2022년 11월19일 확정됐댜. HD현대중공업은 3년간 모든 정부 사업에서 1.8점의 보안감점을 받고 있다. 감점 기한은 오는 11월18일까지다.

이와 별도로 HD현대중공업 직원 1명이 2023년 12월1일 징역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았는데, 방사청은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8명과 같은 군기법 위반이라고 보고 벌점 부과 여부를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SBS가 인터뷰한 방산 관련 수사 전문가는 “2022년 11월 확정 판결된 8명의 사건과 2023년 12월 확정 판결된 K씨의 사건은 동일 사건으로 볼 수 없다”며 “K씨의 사건은 완전히 독립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K씨의 확정 판결일부터 3년 간인 내년 12월까지 벌점 부과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방사청이 KDDX 설계자료를 포함한 군사자료 불법취득과 보관 행위에 대한 군기법 위반의 처벌 결과로 보안감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결정하면, 이는 명백한 특혜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지난 1년간 이어진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년 동안 조직적으로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해 미인가 서버에 보관하면서 공유한 것은 유례없이 심각하고 중대한 불법행위였다”면서 “여기에 더해 방사청이 추가 기밀탈취 사건을 외면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기법을 위반한 업체를 정부가 앞장서서 묵인·방조하는 행위로 보여질 우려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 KDDX 사업과 관련한 방사청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오키 도키 슬롯의 KDDX 관련 행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국방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죽기 아니면 살기, 양단의 결투를 하는 이런 방산은 더 이상 안 된다”면서 “방사청에서 제대로 된 상생협력 방안, 그리고 협력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믿고 일할 수 있는 그런 생태계를 만드는 안을 한번 갖고 와보라”고 방사청에 요구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도 “국내에서 굴지의 대기업이 싸우는 과정에서 해외에서 우리가 수주해야 될 엄청나게 많은 기회들을 다 잃어버리고 있다”며 “제가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으니까, 이걸 양대 기업 차원에서 타협하면서 가는 게 좋겠다라는 의견들을 수없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달 오키 도키 슬롯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 지시로 연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술자문위원회에서 안정적 함정 건조를 위해선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동일 업체가 수행하는 수의계약 방식이 타당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자문위원회 보고를 받은 안 장관은 “오해를 사거나 문제가 되지 않게 최종적으로 다시 한번 들여다 봐달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