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20%·보험료·플랫폼 사용료에 유료 우대배차까지
"매출 300에 실수령 190…비디오 슬롯 주머니 털어가는 플랫폼"

SK티맵모빌리티(티맵)의 자회사 로지소프트가 지난 8월 출시한 '올인원 안심서비스'에 대한 대리운전기사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해당 서비스에 적용된 '유료 배차 우대' 기능이 대리운전기사들을 차별하고 배차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로지소프트가 유료 배차 우대 서비스를 중단할 때까지 단체행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안심'서비스인가 고정비 간접 인상인가
2일 업계에 따르면 올인원 안심서비스는 대리운전기사가 월 1만5000원을 내면 교통사고나 상해 발생 시 회사가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제도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험이 보장됨은 물론, '편리한 배차' 기능으로 기사들이 효율적으로 동선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로지소프트의 설명이다. 올인원 안심서비스를 유료 가입한 대리운전기사는 편리한 배차 기능을 통해 거리, 금액, 키워드 조건을 활용해 오더를 확인할 수 있고 주변 기사 현황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전국대리운전노조는 구독료를 낸 사람만 배차 우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대리기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편리한 배차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대리운전기사가 원하는 금액 구간을 설정할 수 없고, 매칭된 콜을 거부할 경우 건당 100원이 과금된다는 패널티도 존재한다.
노조 측은 "로지소프트의 프로그램에 올라오는 대리운전 콜은 로지소프트의 소유가 아니다. 각 연결 업체들의 마일리지 출혈과 대리기사의 감정노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프로그램 운영비도 대리기사가 내는 돈으로부터 나온다"며 "공정하게 콜을 올리고 분배하는 것이 회사의 의무"라고 규탄했다.
월 매출 300에 실수령 190… 배차 경쟁까지
대리운전기사는 투잡을 뛰는 경우가 많다. 낮에도 일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기사들은 새벽 1시 이전에 귀가하는 걸 선호한다. 올인원 안심서비스로 돈을 내고 배차 우대를 받는 기사들이 생기면 콜을 받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겨우 잡히는 콜도 '똥콜'(적은 금액이거나 먼 지역에 잡히는 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노조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과 비슷한 수입을 올리려면 과로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사고 확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반강제로 '올인원 안심서비스'를 구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종사자는 "플랫폼 수수료는 통상 20%로 동일하고 일부 지역은 30%를 초과하기도 한다. 20% 이하 변동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업체도 있지만 근 1년 내 20% 이하의 수수료가 나오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대리운전 중계업체들의 높은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노조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대리운전 비디오 슬롯의 콜당 수입은 평균 2만 원 꼴이다. 월 300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가정했을때 수수료 20%(60만 원), 보험료(평균 월 12만 원)에 중계업체당 사용료 월 1만5000원(1인 평균 3~4개 사용)과 유료 배차 우대 서비스(1만5000원)까지 지불해야 한다. 업무 중 이동에 소요되는 30만 원 정도의 교통비를 추가하면 100만 원 이상의 고정비가 발생한다. 이중 보험료를 제외하고 플랫폼이 가져가는 비용은 66만 원에 달한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한 조합원은 "대리기사 월평균 수익 182만 원(매출 300만 원 기준)이다. 한 달을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라며 "기업이 이익을 위해 생계 전선의 가장 앞에서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일하는 기사들 주머니를 털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리운전노조는 오는 13일부터 국회 앞에서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로지소프트 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등에 △기사등급제 중단 △수수료 10%로 인하 △프로그램 쪼개팔기 중단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