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추진하고 있는 주 4.5일제가 초반부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노조와 사측(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회)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인데 양측의 입장이 서로 부딪치며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슬롯 파라다이스조는 26일 광화문 일대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총파업 집회를 열 계획이다. 노조는 집회에 노조원들을 총동원하고 파업을 확대하겠다고도 밝혔으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양측의 대립은 24일 금융노조가 은행회관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히 설명됐다. 금융노조는 사측에 △임금인상률 7.1% 인상(이후 3.9% 다시 제시)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두 제안 모두 거부했다. 이들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2.4%였으며 주 4.5일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형선 슬롯 파라다이스조 위원장은 파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사용자 측과 35회의 대화를 진행했지만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실제 파업을 통해 노조의 주장을 사측에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참여한 각 은행 지부 집행부들도 김 위원장에 힘을 보탰다.
윤석구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실질임금에 대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문성찬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 정원호 전북은행지부 위원장도 발언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총파업을 위해 노조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또 노조 측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불거질 고객 불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일부 지점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간담회에서 노조원들에게 총파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 참여율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는 3년 전인 2022년 9월에도 총파업을 실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시 파업엔 인터넷은행을 제외한 17개 은행이 참여했다.
참여율은 9.4%로, 5대 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 0.8% 수준이었다. 당초 큰 불편, 금융대란까지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발생되지 않았다. 덧붙여 김 위원장은 3년 전과 달리 이번 파업은 임금인상, 주 4.5일제처럼 근로환경 개선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참여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위원장은 파업 이후 주 4.5일제와 관련해 다른 산업 노동자들과 연계하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앱이나 SNS 등을 매개로 노동력을 사고파는 노동자), 특별고용 노동자(독자적인 사무실, 점포, 작업장이 없고 고객을 찾거나 맞이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을 언급했다.
금융노조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주 4.5일제 도입이 이르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관측되고 있어서다. 특히 주 4.5일제 이전에 노동 생산성을 향상해야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노동생산성은 GDP를 총 노동시간으로 나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이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노동생산성은 OECD 36개국 중 22위로 하위권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주 5일제를 시행 중인데, GDP의 증가 없이 노동시간만 줄이면 생산성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이는 곧 경영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의 최근 조사에서도 주 4.5일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중소기업의 약 40%는 주 4.5일제를 도입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납기 준수 어려움 △인건비 부담을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노조는 오는 26일 예정대로 총파업을 단행한다. 또 이들은 향후 2차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금융노조가 부정적인 시각을 잠재우고 주 4.5일제 도입을 완성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