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국내 주요 보험사보다 웃돌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단순히 수치만 보면 업계 빅3(삼성, 교보, 한화)보다 높은 수준인데, 농협생명은 보장성 보험을 확대해 가용자본을 키우는 등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일 농협생명은 올해 2분기 킥스 비율이 258.0%(경과조치 전)라고 밝혔다. 경과조치 이후로는 430.0%(잠정치)로 나왔다. 킥스 비율은 자산,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을 기초로 하는 새 지급여력제도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자산, 부채를 산정할 때 현재의 금리 변동, 손해율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리스크를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 킥스는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순자산+CSM+후순위채권 등)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산출하며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13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58%에 달하는 농협은행의 킥스 비율은 이러한 당국의 권고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2분기 잠정치를 발표한 신한라이프(196.7%), KB라이프생명(242.2%)에 비해서도 높다. 앞선 1분기에도 253.9%(경과조치 후 431.1%)를 기록해 △삼성생명(177.2%) △교보생명(145.8%) △한화생명(154.1%)을 웃돌기도 했다. 253.9%는 생보사 평균치(190.7%)를 상회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농협생명은 이와 관련해 순자산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농협생명은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큰 구조"라며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순자산이 늘어났다"고 했다. 통상 보험에서 자산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투자한 유가증권(국공채, 회사채 등), 대출채권, 부동산 등을 일컫는다.
또 보험사에게 부채란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등을 말한다. 결국 자산·부채 듀레이션이란 자산의 평균 만기, 보험금 지급에 걸리는 평균 기간으로 금리 변화에 따른 민감도 지표다.
농협생명의 설명처럼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크면, 금리가 내릴 경우 자산(채권 등) 가격은 부채보다 비교적 크게 상승한다. 그 결과, 순자산(자산-부채)이 늘고 가용자본도 불어난 것이다.
이와 맞물려 회사가 금리 인하 기조에서 보장성 보험을 확대한 것도 킥스 상승에 일조했다.
보장성보험은 생명·재산 피해 사고 발생했을 때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농협생명은 2분기말 기준 보장성월납환산보험료 800억원, 보장성계속보험료 1조7649억원을 기록하는 등 보장성 보험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것이 곧 보험계약마진(CSM)의 증가로 이어져 킥스를 견인한 셈이다.
실제 상반기 농협생명의 신계약 CSM은 3304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기말 기준 총 CSM은 4조6650억원으로 연초(4조5631억원)에 비해 1019억원 늘어났다.

한편, 농협생명은 우수한 건전성과 달리 실적은 부진했다. 상반기 순익(1547억원)이 전년 동기(1639억원) 5.6% 쪼그라든 것이다. 실적 회복이 하반기 최우선 과제가 됐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실손·정책보험금 등 보험금이 늘어 보험금예실차가 줄었다"면서 "IBNR, 미보고발생 손해액 적립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채권 교체 매매, 주식시장 적기 대응 등에 따른 투자손익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