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품의 미미한 매출액 감추고
좀 더 강한 메시지 전달 위해 ‘%’ 사용?
1만% 증가 기업 전년 매출 1억 안될듯

▲일러스트= 슬롯 사이트 드림
▲일러스트= 슬롯 사이트 드림

“올해 1~5월 중소·중견 즉석밥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최고 10,407% 증가했다.”

지난 11일 쿠팡에서 내놓은 자극적인 보도자료 내용인데요. 쿠팡이 이같은 자극적인 보도자료를 내놓은 배경에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제품인 ‘햇반’과의 전쟁에서 자존심을 세움과 동시 명분을 내세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즉석밥 시장에서 햇반을 대체할 다른 상품들이 충분히 있고,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으니 중소·중견기업도 살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입니다. 1석2조의 효과를 보려는 의도인 것이죠. 

특히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명분은 회사의 이미지에 더욱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도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입니다.

자, 그렇다면 쿠팡에서 공개한 올해 1~5월 중소 식품업체의 즉석밥 자료를 보겠습니다. 중소․중견기업 제품들의 성장률이 정말 눈에 띕니다.

특히 중소기업 ‘유피씨’의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407%라는 어마어마한 상승을 보였습니다. 불과 1년 만에 100배의 성장을 일궜다는 소리인데요. 지난해에 1억원을 벌었다면 올해에는 100억원을 벌은 것입니다.

중소기업 ‘시아스’도 7270%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하림의 프리미엄 즉석밥도 4760%가 늘었습니다.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동원F&B와 CU, 오뚜기도 각각 140%, 120%, 80% 증가했습니다. 

폭풍성장이라고 말할 정도의 엄청난 성장세입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모든 수치가 ‘%’로만 돼 있다는 것입니다. 매출액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수치를 %로만 산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을까요? 중소기업 즉석밥 제품들의 매출이 아주 작기 때문 아닐까요? 예를 들어 A 중소기업의 지난해 1~5월 매출액이 100만원이었다고 치고, 올해 같은기간 매출액이 1억원을 기록했다면, 성장률은 10,000%입니다.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숫자 놀음’한 것이죠. %는 숫자 놀음의 함정에 빠뜨리는 전형적인 숫자 부풀리기의 도구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각 사들의 추정 매출액을 살펴보겠습니다. 쿠팡이나 CJ제일제당에서 정확한 매출 공개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공개된 점유율 데이터에 접목해 보겠습니다.

다나와리서치에서 공개한 지난해 제조사별 즉석밥 판매량 점유율을 보면 CJ제일제당이 60.86%, 오뚜기 31.47%, 나머지가 10% 미만 수준입니다. 간단히 계산하기 위해 대략 점유율을 60:30:10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CJ제일제당의 햇반 매출액은 3900억원입니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햇반의 시장 점유율이 60%이기 때문에 전체 시장은 65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요.

쿠팡이 활용한 1~5월 매출로 따지면 6500억원에 5/6을 곱해주면 542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지난해 매출인데, 올해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햇반의 올해 1~5월 추정 매출액은 3250억원 수준입니다.(전체 매출액 5420억원×60%) CJ제일제당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햇반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전체의 15% 정도입니다. 또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최근 CJ제일제당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비중 15% 중 40%는 쿠팡이 차지했습니다. 

대략 햇반의 쿠팡 매출액은 195억원(3250억×15%×40%)입니다. 쿠팡이 1~5월 햇반을 팔지 않음으로써 손해 본 매출액이 195억원이란 소리입니다.

햇반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60%로 보고 이를 감안해 계산하면 쿠팡에서 판매되는 전체 즉석밥 매출액은 325억원으로 추정됩니다.

햇반 다음으로 점유율이 높은 오뚜기는 30%이니, 97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나머지는 33억원 정도로 계산이 됩니다. 

쿠팡에서 공개한 중소기업의 10,407%는 33억원 내에서 이뤄진 것인데요. 사실상 10,000% 올랐다고 하는 중소기업의 전년 실질 매출액은 1억원도 안된다는 추정이 나옵니다. 쿠팡에서 최고의 매출을 올린 유피씨가 올해 10,000% 이상 성장했기 때문에 만약 지난해 1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면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제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최고 10,000% 이상 늘었다면서 “즉석밥 등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한 후발 중소·중견 식품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한 것은 맞겠지만, 실질적인 매출액으로 보면 매우 미미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쿠팡에서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단지 %로만 표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비단 햇반 뿐 아니라 CJ제일제당 전 제품의 발주를 중단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어 쿠팡이 안절부절하는 모습입니다.

%라는 도구를 이용해 숫자의 함정에 빠뜨리면서까지 햇반의 빈자리가 티가 나지 않는다고 억지 부리는(?) 쿠팡. 햇반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오나 봅니다. [ 슬롯 사이트 드림]  [ 슬롯 사이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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