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열 송재열교육개혁연구소 소장

▲송재열 소장
▲송재열 소장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하는 파격적인 교육안을 정부는 제시했다. 좋다. 지방의 의사도 더 많이 늘리고, 전국민들이 의사를 더 쉽게 자주 만나는 정책은 찬성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명(明)과 암(暗)이 있다. 교육분야가 그렇다.

한 대학의 정원이 보통 2000~3000명 정도이다. 의대생을 2000명 늘리는 숫자는 대학을 한 개 더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의사가 될 확률도 훨씬 높아졌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환호하고 있다. 특히 학원가에서는 의대 관련 설명회를 진행하고, 대어를 낚을 수 있는것과 같은 기대감이 교육 업계에서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정책에 가장 큰 맹점이 있다. 바로 고3은 울고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다. 사실 고3이 이 의대 정원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아야 마땅한데 그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수에 삼수를 거쳐서 수능에 더 단단해진 N수생들이 이미 올해 수능을 또 준비중이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의 수준 높은 대학을 다니는 이공계 아이들이 다시 수능을 볼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의대를 합격한 학생의 입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의대는 삼수생부터라는 말이 많다. 실제 의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유형을 분석해봐도 서울 강남 근처, 삼수 이상으로 수능을 도전해서 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러면 의대 정원을 늘리면 통계적으로 삼수 이상에 서울 강남쪽 학생들이 수능을 여러 번 경험하면 의대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을 다니면서 수능을 4번 다시 보고, 한양대 의대에 합격을 받아서 연세대 공대 졸업 직전에 연세대를 자퇴하고 다시 한양대 의대에서 1학년부터 시작하는 학생도 보았다. 이런 의대를 가겠다는 개인의 욕망에 도미노 현상으로 고3은 재수를 해야하고, 재수생은 다시 삼수를 해야한다. 

한해 재수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물가 상승으로 기숙학원은 한달에 350만원 이상, 통학재수학원은 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온다. 그렇게 1년에 수천만원의 돈을 입시의 허상에 부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 이 재수생 양산이 숨어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주는 것 또한 알아야 한다.

바로 이 학생들이 재수, 삼수를 안하고 사회인으로 1~2년 일찍 진출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적 효과는 어떨까 생각 한번 해보았으면 한다. 군대가 남자들의 사회진출을 늦게하여 사회적 손실 비용을 만든다면서 군대 기간을 점점 줄였다. 그런데 왜 재수 삼수가 만들어내는 더 심각한 사회적 손실 비용은 생각 안 하는 가에 의문을 던진다.

10만명의 학생이 재수를 하면 1년 평균 3000만원 비용 잡아서 가정에서 손실은 3조원이다. 그리고 거기에 사회에 진출하여 이 학생들이 1년에 3000만원의 수입을 얻는다고 가정하면 사회적 손실은 가정과 사회 둘을 합쳐 6조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의대 정원 늘리는 것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노령화 사회에 지방 곳곳에 유능한 의사가 배치되어 노령화되는 한국에 든든한 건강 지킴이가 된다면 무조건 찬성해야 한다. 그런데 그 의대 증원 숫자가 또다르게 우리 학생들을 더욱 입시 지옥으로 몰아 넣어 재수생 및 N수생을 늘리는 문제 또한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때라 생각한다. [ 슬롯 사이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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