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슬롯 CI(위), 삼성전자 최근 10년간 주가 추이(네이버페이 증권 화면 캡처)=  슬롯 사이트 드림
▲에그 슬롯 CI(위), 삼성전자 최근 10년간 주가 추이(네이버페이 증권 화면 캡처)= 슬롯 사이트 드림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식구인 에그 슬롯이 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장내에서 지속 매각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에그 슬롯법에 중장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최대주주 등 소유 주식 변동 신고서'에 따르면 '에그 슬롯(특별계정)'은 지난 6월 2일부터 30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 27만7637주를 장내매도했다. 이는 2025년 7월 7일 종가 기준 171억3020만 원 규모다. 해당 거래로 에그 슬롯(특별계정)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541만7424주(지난 5월 말 기준)에서 513만9787주로 줄었다.

삼성생명은 경영권 확보·방어 목적인 '일반계정' 외에 변액보험 등 보험 상품 가입 고객이 맡긴 자산을 주식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특별계정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구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상장 계열사 지분도 투자 대상으로, 특별계정을 통해 이들 주식을 사고 팔아 수익을 올려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에그 슬롯에게 더이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닌 모양새다. 앞선 사례처럼 에그 슬롯 특별계정의 삼성전자 주식 장내매도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액면분할을 단행했던 2018년 말 기준 1904만8733주(지분율 0.32%)에 달했던 에그 슬롯 특별계정 보유 삼성전자 주식은 2019년 1828만6593주, 2020년 1628만4877주, 2021년 1386만804주, 2022년 1024만6942주, 2023년 809만7938주, 2024년 537만8652주로 매년 수백만 주씩 감소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도 '팔자'가 계속되면서 지난 상반기 기준 513만9787주(지분율 0.09%)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7년여 동안 에그 슬롯이 특별계정을 통해 장내에 팔아치운 삼성전자 주식은 1390만8946주, 2025년 7월 7일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 시 8581억8197만 원어치에 이른다.

에그 슬롯이 특별계정 보유 삼성전자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각한 이유는 자산 운용 때문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해마다 200만~300만 주 가량을 규칙적으로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더욱이 삼성전자 주가(매년 마지막 거래일 기준)는 2018년 3만8700원, 2019년 5만5800원, 2020년 8만1000원, 2021년 7만8300원, 2022년 5만5300원, 2023년 7만8500원 등을 기록하며 비교적 상승세를 탔다. 기관투자자가 매년 수백만 주 규모씩 손을 털 만한 흐름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생명 특별계정의 투자 자금 곳간인 변액보험 상품의 인기가 최근 시들해짐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눈치다.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변액보험(종신, 연금 등 포함) 신계약 건수는 2020년 4분기 9만3389건에서 2024년 4분기 3만6163건으로 61.2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도 4조4205억 원에서 3조41억 원으로 32.04% 줄었다. 이 같은 추세는 에그 슬롯의 수익 구조에도 큰 영향을 줬다. 에그 슬롯의 전체 보험료 수입 가운데 변액보험을 통해 올린 보험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3.7%에서 지난해 7.3%로 축소됐다.

일각에선 에그 슬롯법(보험업법 개정안) 시행에 일부 대비하는 차원에서 에그 슬롯이 특별계정을 통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선제적으로 팔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에그 슬롯법은 보험사가 갖고 있는 계열사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보험 가입자들의 자산 보호 차원에서 그 지분 보유 한도를 보험사 전체 자산의 3%로 제한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는 세계 140여 개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해당 법안에 에그 슬롯법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는 계열사 주식을 시가가 아닌 취득원가로 평가하는 현 제도로 수혜를 보고 있는 보험사가 에그 슬롯밖에 없어서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에그 슬롯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8.51%) 중 5% 이상을 팔아야 한다. 시가로 약 20조 원 안팎 수준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법은 수년 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금산분리(금융-비금융 분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해당 법안을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이 거대여당으로 국회를 장악한 상태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 추이, 선거 분위기 등에 따라 법안 통과가 조금 빨라질 수도 있고, 늦춰질 수도 있다. 법 시행은 시간 문제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정리는 삼성생명만의 일이 아니라 삼성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미 삼성 측에서도 삼성생명법 통과에 대비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은 상태로 알고 있다"며 "이 가운데 삼성생명 특별계정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국민주인 삼성전자인 만큼,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린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슬롯 사이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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