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롯 사이트 드림=연기홍 논설위원]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사랑 ….."
가수 임재범이 부른 `너를 위해’ 가사의 일부이다. 익히 대중에 널리 알려진 유명한 노래이지만 정치권 인사가 한때 패러디해서 재차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이 노래의 일부 가사를 패러디해서 화제가 됐었다.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필자가 정치권의 행태를 빗대어 이걸 다시 패러디 해본다면 “ 이 거친 생각과 생각보다 한층 더 거친 말들, 그건 아마도 볼품없는 전쟁 같은 정쟁 … "
정치권의 언어가 너무 거칠다. 고비사막, 시베리아 벌판같이 황량하기 그지없다. 거친 숨결과 증오의 눈빛, 차마 귀에 담기 어려운 더더욱 거친 언어들은 사회 지도층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이다. 영국 시인 T.S 엘리엇의 유명한 시 황무지에서 표현한 메마르고 죽은 4월의 땅만큼 어둡고 절망적이다.
정치인들의 입과 말이 언제부터인가 더럽고 거칠어진 것 같다. 예전, 3김 이전의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수준이 퇴보해도 한창 후퇴한 느낌이 든다.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따라서 거친 언어는 생각의 수준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가치와 세계관에 대한 생각이 어리고 미숙하니 논리가 부족하고 설들력이 떨어진다. 생각과 논리의 무장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만큼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어설프고 헤프고 급기야 욕설 비방 험담만 오고가는 질 떨어지는 오염의 말들만 토해내는 것이다.
상대방을 향해 공격하는 말과 행동은 승냥이의 발톱같다. 그들의 집단 행동은 아프리카들개, 하이에나 같은 승냥이들처럼 떼지어 공격하고 그들이 내밷는 말들은 거친 발톱으로 상대방의 살과 심장을 파헤치는 승냥이와 다름없다.
한국 정치시장에는 정치란 제대로된 제품은 없고 불량품인 정쟁만 가득하고 참 정치인은 없고 눈동자와 머리만 좌우로 위아래로 열심히 굴리는 불량스러운 정치적 인간들만 득실댄다는 한결같은 외부인들의 비판이다.
자기 분야에 뛰어난 사람들, 대가, 명인, 달인이라 불리는 사람의 언어와 행동을 보면 태산처럼 여유로우면서도 무겁고 진중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한걸음을 옮기면 태산처럼 진동한다. 그들이 어쩌다 가끔 뜸하게 조용하게 한마디 하는 말은 주위에 기분좋은 향기와 활력을 샘솟게하는 밝은 기운을 소리없이 퍼진다.
얼마전 세상을 뜬 축구황제 펠레, 현존 최고의 축구 선수 메시를 보라. 그들의 행동이나 말은 절대 가볍거나 상대를 헐띁거나 하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상대를 향한 품위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배어있다. 대가들은 자신의 분야에 통달한 사람이다. 그러기에 상대방에 반칙도 하지않고 반칙을 당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실력을 믿기에 반칙을 하지 않고, 상대의 술수를 다 알기에 반칙에도 여유있게 피해 부상도 당하지 않는다.
실력이 없는 선수들은 반칙을 하기 일쑤고 그 자신도 늘 부상을 달고 산다. 실력이 부족하니 비열한 반칙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분야나 뛰어난 기업인, 과학자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행동은 자연스런 품격의 자세가, 말은 본인도 모르게 품위와 기분좋은 설득력이 넘쳐난다. 그리고 대화속에서는 늘 유머가 흘러나온다.
80년대 대학때 영어 리스닝 공부를 위해 AFKN의 미국 대통령 연설문을 테이프로 반복해 들은 적이 있다. 영어 공부도 목적이지만 그 연설문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더 열심히 들은 기억이 있다. 최고는 당시의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의 연설문은 가히 최고봉이다. 연설문의 주요 단어로 등장한 자유, 평화, 세계질서, 민주주의, 꿈, 희망 등등의 주옥 같은 단어들을 어찌나 멋드러지게 조합해서 표현을 하던지 … 내가 듣기엔(물론 리스닝이 약해 완벽하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 ) 세익스피어의 소넷만큼, 희랍의 시인 호머의 서사시보다, 칠레 국민시인 네루다의 시 못지않게 우아하고 감동이 가슴을 저며들었다. 또, 간간히 던지는 유머는 얼마나 멋지던지, 소설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처럼 재치와 기재가 번뜩이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영화배우란 연기자의 직업때문인지는 몰라도 레이건의 스피치는 그 범접하기 힘든 품위와 함께 무언가 한층 설득력이 있었다.
국회의원으로 대변되는 현직 국내 정치인들의 말은 왜 이렇게 조악하고 수준이 떨어질까? 늘 머리속에 떠도는 화두이다. 우리의 경제력도 세계 10위안에 들어있는데 지도층이라하는 정치인., 아니 정치적 인간들의 말과 행동, 생각은 늘 거칠고 불안하고 증오가 도사리고 있다. 위부터 아래까지. 이당에서 저당으로, 누구랄 것도 없이, `난형난제가 아닌 난제난제’의 못난이들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국민들은 언제까지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 연기홍 논설위원
- 연피알커뮤니케이션 대표
- 前 매경닷컴 부동산센터장
- 前 매일경제 중소기업부 차장
- 前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 前 매일경제 사회부 기자
- 고려대 영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