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상반기 '내실 다지기'에 대한 성과를 거뒀다.
건전성이 개선됐고 자본이 불어났으며 약점으로 꼽혔던 유동성도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높은 업비트 의존도를 낮추는 게 여전히 과제지만 이번 만큼은 '알짜배기 성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 상반기 실적에서 관측된 △건전성·유동성 개선 △자본 확충이 IPO 과정에서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상반기 순익은 842억원으로 전년 동기(854억원)에 비해 1.4%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줄었고 비이자손실이 확대된 게 그 배경이다. 게다가 비용까지 불어나며 순익을 일부 갉아 먹었다.
같은 기간 순익이 14% 늘어난 카카오뱅크와는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케이뱅크의 이번 성적이 준수하다고 평가를 받는 건 '건전성' 때문이다.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지표가 눈에 띄게 나아진 것이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몇몇 은행들의 지표가 고개를 든 것을 감안하면 케이뱅크의 건전성은 뚜렷하게 나아졌다는 판단이다.
반기보고서를 보면 케이뱅크가 내준 여신은 총 17조37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751억원)에 비해 10.8% 늘어난 수준이다. 이중 통상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은 890억원으로 작년(133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또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85%에서 0.51%로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이자를 받지 못해 원금 상환이 어려운 무수익여신 비율도 1.29%에서 0.62%로 개선됐다. 이를 반영한 은행의 연체율도 0.90%에서 0.59%로 내렸다.
건전성말고도 케이뱅크의 실적에서 눈여겨 볼 곳은 '자본'이다.
특히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보는 지표인 BIS자기자본비율이 13.86%에서 15.00% 올랐다. 이 비율은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해당 은행이 얼마나 충분한 자기자본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1년새 상승했다는건 그만큼 안정성이 강화됐다는 의미다.
또한 케이뱅크가 갖고 있는 총자본도 1조9958억원에서 2조1823억원으로 확대됐다. 부채가 쌓였지만 자산이 더 늘어나면서 자본도 함께 늘었다. 특히 자산 중에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늘어난게 눈에 띈다.
이는 유동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로 실제 은행의 유동성 위기 대응력을 판단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작년 상반기 178.68%에서 올핸 251.11%로 뛰었다. LCR은 고(高)유동성자산을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눠 구하는데, 분자에 해당하는 현금·현금성자산이 늘어나면서 비율도 함께 오른 것이다.
그간 케이뱅크의 LCR은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100%)을 줄곧 웃돌았지만 다른 인터넷은행에 비해 낮다는 점에서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자연스럽게 상장 과정에서도 걸림돌이 됐다. 유동성 리스크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상반기엔 이 비율이 200%를 넘어선 데다 건전성 지표도 안정 국면이니, 그간 케이뱅크를 옥좼던 저평가 요소는 과거보다 줄어든 것으로도 보인다. 앞으로 케이뱅크가 '높은 업비트 의존도'를 상쇄할 만한 성장성까지 제시한다면 '세 번째 IPO 도전'은 비교적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한편, 케이뱅크는 내년 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내년 7월 이전까지 기업공개를 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는 준비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