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의 순이익이 1분기 감소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실적을 꾸준히 내는 비은행 계열사가 없어 '우리은행 순익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관점은 '그래서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절실해졌다'라는 결론을 맺는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이번 성적표를 자세히 보면 '부험사의 부재'에 주목하기보다는 '비용'에 초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이 판관비, 충당금이라고 밝혔는데, 이것이 추후에도 계속된다면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인수하더라도 제대로된 성과를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순익 쏠림'이 심화될 우려가 있어서다.
28일 우리금융의 1분기 보고서를 보면 그룹의 판관비,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비용으로 인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18.8%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여기에는 △희망퇴직비용 △홈플러스·책준형 사업장 충당금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 여파로 우리금융의 순익은 1년 전보다 25.2% 줄어든 61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대 금융(KB·신한·우리·하나) 중 가장 적은 수치로, 우리금융은 4곳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또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비용 탓에 줄었다.
우리자산신탁은 순이자익이 느는 등 성과를 냈지만 손상차손도 함께 증가하면서 135억원의 영업손실이 기록했다. 순손실은 138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우리신용정보, 우리FIS도 적자를 냈으며, 우리금융캐피탈의 순이익도 7% 넘게 줄었다. 은행, 자산신탁사처럼 모두 비용이 불어난 결과다.
이처럼 비은행 계열사들이 적자와 부진을 기록하자 1분기 그룹 내 우리은행의 비중은 순익이 줄었음에도 102.8%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민은행(60.5%), 신한은행(75.8%), 하나은행(88.0%)보다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이번 실적을 옥죈 비용은 일회성이며, 2분기부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런 분석과 함께 "2분기엔 정상화된 실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 보험사가 탄생하더라도 인수 후 '비용 효율화'가 주요 과제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8월 출범시킨 우리투자증권도 아직 투자 비용을 쓰는 단계라서 새 보험사도 초기비용을 얼마나 실적으로 빠르게 회수하느냐가 '은행 순익 쏠림' 완화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손익계산서(잠정치)를 보면 1분기 손상차손은 39% 줄었으나 일반관리비가 51% 불어났다. 그 결과 우리투자증권의 순익은 10억원에 그쳤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개발·운용, 인건비 등이 소요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우리WON MTS 고도화 등 지속적인 확장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타사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증권업계에 비교적 늦게 발을 들였던 카카오페이증권도 출범 이후 3년 간 판관비(판매비, 관리비)만 303억원이 늘어났다.
우리금융의 새 보험사도 이러한 과정을 겪을 예정이라, 보험사 인수와 맞물린 '은행 순익 쏠림' 완화에 대한 기대는 보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난 25일 컨퍼런스 콜에서 보험사 인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보험업 진출은 1월 금융위에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고, 현재 심사 중"이라며 "인수가 완료되면 금융 환경 변화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현재 순이익의 10% 수준의 증액, 약 1%포인트의 ROE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