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보일러 전문업체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이 운영하는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인 '인서울27골프클럽'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귀뚜라미그룹은 유휴 국공유지(KAC한국공항공사 소유 토지)에 해당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건립을 추진할 당시 인근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포함한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으나 10년 넘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대중형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지정 절차를 제때 밟지 않은 데 따른 세금 부담을 공기업인 KAC한국공항공사에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토위 소속 몇몇 의원들은 이달 말께 열릴 예정인 한국공항공사 국감에서 인서울27골프클럽(인서울27CC)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지적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인서울27CC는 서울 강서구 오쇠동 일대 김포공항 인근에 2019년 10월 오픈한 골프장이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는 김포공항 주변 지역 환경개선과 유휴 토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2013년 한국공항공사에 해당 골프장 부지를 현물출자했고, 이듬해인 2014년 한국공항공사는 사업 시행자로 '인서울27골프클럽'을 선정해 본격 개발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인서울27골프클럽은 인서울27CC를 20년간 운영하는 조건으로 한국공항공사에 토지 이용료를 지급하고, 운영 기간 종료 뒤에는 골프장 등 시설물 소유권을 한국공항공사에 돌려주는(기부채납) 방식으로 계약(BOT, Build-Operate-Transfer)을 체결했다. 인서울27골프클럽의 지분 구조는 지난해 말 기준 귀뚜라미랜드 50%, 호반건설 20%, 롯데건설·부국증권·중앙홀딩스 각 10% 등으로 구성됐다. 귀뚜라미랜드의 최대주주는 귀뚜라미그룹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다.

해당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이 국회 국감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대주주인 귀뚜라미그룹 등은 인서울27CC의 전체 부지 165만2936㎡ 가운데 26만4810㎡에 대중 체육·문화시설을 비롯한 대체 녹지를 조성해 골프장 오픈과 동시에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조했다. 골프장 사업 인허가 조건 중 하나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편의시설 구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서울27골프클럽은 이 같은 약속을 어기고 현재까지도 체육시설 등을 마련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한국공항공사, 강서구청, 부천시청 등은 인서울27CC에 사용 승인을 내 주고, 골프장업 신청·등록을 받아줬다. 인서울27골프클럽은 2020~2024년까지 5년간 총 매출 1165억 원, 영업이익 250억 원을 올렸다.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볼 만한 대목으로 여겨진다.

국토위의 한 관계자는 "인서울27CC 개발 프로젝트는 주민들에게 건강한 휴식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 공적 개발사업이다. 때문에 주민 체육시설을 우선 설치하지 않을 경우 계약 위반으로 전체 사업의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었다"며 "그러나 귀뚜라미그룹 등은 골프장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편익과 특혜만 챙기고, 골프장 오픈 후에도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서울27CC가 지난 5년 동안 거둔 매출 수익은 모두 부당이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대기업들이 누리는 이익이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보다 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인서울27CC의 또 다른 문제는 세금이다. 이 골프장은 당초 '대중제'로 오픈했다. 하지만 2022~2023년 관련 법령이 개정되면서 골프장업 분류 체계가 기존 '회원제-대중제'에서 '회원제-비회원제-대중형'으로 세분화됐고, 인서울27CC는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분류됐다. 때문에 해당 골프장은 개장 초기 대중제 골프장이라는 이유로 누렸던 세제혜택(과세구분, 비회원제 재산세 0.2~0.5%·종합부동산세 1~3%, 대중형 재산세 0.2~0.4%·종부세 0.5~0.7%)을 더이상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운영사인 인서울27골프클럽은 대중형 골프장으로의 전환을 추진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세 부담은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에게 전가됐다.

지난 9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 국정감사 공공기관 현황과 이슈' 자료에 따르면 인서울27CC 토지 소유주인 한국공항공사가 2023년 부담한 해당 토지분 과세 금액은 전년보다 약 50억 원 가량 증액됐다. 인서울27골프클럽의 남은 운영 기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세금으로만 한국공항공사가 약 750억 원을 추가 지출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 부담을 줄이고자 한국공항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유권해석(인서울27CC는 대중형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업 지정 취지에 부합)을 받아 인서울27골프클럽에 대중형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지정을 지속 요구했지만 인서울27CC는 아직도 세제혜택을 누릴 수 없는 비회원제로 운영 중이다.

또한 골프장 개발사업 계약 사항(새롭게 부과·증액된 제세공과금 등은 사업 시행자가 부담)을 근거로 한국공항공사가 세금 선납 후 인서울27골프클럽 측에 증액분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인서울27골프클럽이 이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결국 분담금 청구 소송까지 간 상황으로 파악된다.

인서울27CC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은 2년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미 불거진 바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살펴보면 2023년 국감 당시 한국공항공사 측은 국회에 "골프장 대중형 지정을 위해 인서울27골프클럽 측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인서울27골프클럽의 무리한 요구로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빠른 시일 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시정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앞선 보고서에서 "골프장 부지 임대와 함께 예정된 지역사회 환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 시행자로 인한 세금 증가 부담을 한국공항공사가 지게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또한 향후 골프장 운영 계약 기간 만료 후 기존 사업자의 무단 점유 문제, 신규 사업자 선정의 공정성 문제, 영업권 분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조율·검토한 후 후속 사업자를 조속히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국토위 관계자는 "지자체와 기초의회 차원에서 이미 수차례 귀뚜라미그룹 등에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 등 대체 녹지를 조성해 달라고 강력히 권고했었고, 세금 문제 역시 한국공항공사에서 수차례 입장을 표명했다. 국회 지적이 있었음에도 이를 시정하지 않는 건 국민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일부 대기업들만 챙기고 있는 부당이득을 시민들의 해택으로 돌릴 수 있도록 여러 조치들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슬롯 사이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