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인 하나손해보험 힘 싣기에 나섰다.
지난달 하나손보를 완전 자회사(지분 100%)로 편입한 후 이달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지주의 지원으로 하나손보는 실적을 회복하고 건전성을 개선할 여력이 생겼지만, 현실화까진 여러 장애물에 직면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불안한 업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손보사들은 그간 가입자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며 장기보험(보험기간 3년 이상으로 화재·상해·실손 등을 보장)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다. 또 자동차보험에선 악천후가 계속되며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 악화, 실적 감소가 발생했다.
하나금융의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함영주 회장의 비은행 강화 목표 아래 하나손보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다. 다만 업황이 함께 회복돼야 지주의 힘이 온전히 실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14일 하나손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주식은 총 4000만주로 주당 발행가액은 5000원으로, 취득일은 10월 17일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30일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잔여지분(8.56%)을 취득해 하나손보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선 무엇보다 하나손보의 건전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나손보의 킥스(K-ICS, 新지급여력제도)비율은 2분기말 141.3%로 1분기말(150.1%)에 비해 8.9%포인트 낮아졌다.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손보의 기본자본이 늘어나면 킥스의 분자 격인 가용자본(보험사가 손실에 대비해 보유하는 실질적인 자본)이 커져 회사는 킥스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이는 곧 실적 회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나금융이 투입한 자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상반기 하나손보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회사 순손실은 총 19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의 폭이 176억원 늘어났다. 보험서비스수익, 투자서비스수익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가운데, 각각의 비용이 불어난 탓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손보의 일반·자동차보험 순보험손익은 1년 사이 뒷걸음질쳤다. 일반보험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35억원 이익에서 올 상반기 10억원 손실이 났고, 자동차보험의 적자폭은 이 기간 75억원에서 106억원까지 늘어났다.
반면 장기보험은 71억원 적자에서 8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이는 회사가 속도를 냈던 장기보험 확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여지는 바, 보험금 청구 증가 탓에 장기보험 악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업계 분위기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지표로 읽힌다.
이후 하나손보의 장기보험 전략에 속도가 붙는다면 흑자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일반·자동차보험의 회복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외부에 적잖은 영향을 받는 자동차보험의 부진은 장기화될 조짐까지 감지된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상반기 자동차보험의 총손익은 전년 대비 43.9% 줄었으며, 이는 자동차 보험 가입 증가율 둔화세, 보험료 인하 효과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또 하반기에도 대규모 집중호우, 가을 교통량 증가 등이 손해율 악화,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보험 계약자가 직접 낸 총보험료) 규모가 크지 않아 금감원이 지적한 외부 불확실에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상반기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217억원으로 같은 비대면사로 구분된 악사손보(2849억원), 캐롯손보(2204억원)보다도 적다.
자동차보험의 회복 기미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하나금융의 '손보사 구하기'도 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생긴다. 이에 대해 하나손보는 상품 중 하나인 '원데이 자동차보험'의 다양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데이 자동차보험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상품으로 고객은 '하루 단위'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원데이 자동차보험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가 이어지면서 최근엔 가입을 1시간 등으로 쪼갠 '시간제 원데이 자동차보험'도 선보였다"고 말했다. [ 슬롯 사이트 드림]